감기에 걸렸을 때 음식 맛이 덜 느껴지는 이유 후각과 미각이 함께 만들어내는 맛

감기에 걸렸을 때 음식 맛이 덜 느껴지는 이유 후각과 미각이 함께 만들어내는 맛에 대해서 이야기해보겠습니다.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코가 꽉 막혀 있다는 걸 느꼈습니다. 숨을 들이마셔도 공기가 잘 안 들어오는 느낌이었고, 목도 살짝 칼칼했습니다.

아내는 평소처럼 국을 데워 식탁에 올려두었고, 큰딸은 오늘 국 냄새가 유난히 좋다고 말했습니다. 저도 자연스럽게 숟가락을 들었는데, 첫 입을 먹는 순간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분명 간은 맞는 것 같은데, 맛이 멀리 있는 느낌이었습니다. 짠맛도 단맛도 느껴지긴 하는데, 전체가 흐릿하게 퍼지는 기분이었습니다.

둘째아들은 오늘 국이 살짝 매콤하다고 했고, 막내딸은 맛있다며 금세 그릇을 비웠습니다. 저만 혼자 고개를 갸웃하다가, 그제야 감기 때문에 그렇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몸이 조금 불편할 뿐인데, 이렇게까지 맛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이 묘하게 낯설게 느껴졌습니다.

궁금증

감기에 걸리면 왜 음식 맛이 이렇게 덜 느껴질까요. 혀가 아픈 것도 아니고 입안이 상한 것도 아닌데, 모든 음식이 한 겹 가려진 것처럼 느껴집니다.

큰딸은 코가 막히면 냄새를 못 맡아서 그런 거라고 말했습니다. 둘째아들도 예전에 감기 걸렸을 때 초콜릿 맛이 안 났던 기억이 난다고 했습니다.

아이들 말처럼 정말 코 상태 하나만으로 맛이 이렇게 달라질 수 있는 걸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맛은 혀에서만 만들어진다고 믿고 있었던 제 생각이 조금씩 흔들리기 시작했습니다.

실험

그래서 식탁에서 아주 간단한 행동을 하나 해봤습니다. 코를 손으로 막은 채 물을 한 모금 마셔봤습니다.

차갑다는 느낌은 있지만, 맛이라고 부를 만한 건 거의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이번에는 주스를 마셔봤는데, 단맛이 희미하게만 남았습니다.

잠시 코를 풀고 숨을 고른 뒤 다시 마셔보니, 그제야 주스 특유의 향과 맛이 또렷하게 느껴졌습니다. 큰딸에게도 해보라고 하자, 코를 막으니까 재미없는 맛이 된다고 바로 말했습니다.

아주 짧은 행동이었지만, 맛을 느끼는 데 코가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 분명하게 체감되는 순간이었습니다.

원리

우리가 느끼는 음식의 맛은 미각과 후각이 함께 작동하며 만들어집니다. 혀는 단맛, 짠맛, 신맛, 쓴맛 같은 기본적인 맛을 구분합니다.

하지만 우리가 흔히 말하는 맛의 풍부함은 대부분 냄새에서 나옵니다. 음식을 씹을 때 올라오는 향이 코를 통해 전달되면서 비로소 익숙한 맛이 완성됩니다.

감기에 걸리면 코 점막이 붓고 콧물이 늘어나면서 이 향의 통로가 막히게 됩니다. 그 결과, 혀로 느끼는 기본적인 맛만 남고 음식의 입체적인 맛은 사라진 것처럼 느껴집니다.

보건복지부에서 안내한 호흡기 감염 질환 자료에서도 코막힘과 후각 저하가 미각 변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질병관리청 역시 감기와 같은 상기도 감염 시 냄새와 맛이 둔해질 수 있다고 공식적으로 안내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흔히 혀가 문제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실제로는 코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훨씬 많습니다.

이해

이제 감기에 걸려 밥맛이 없을 때 예전처럼 괜히 음식 탓을 하지 않게 됩니다. 맛이 사라진 게 아니라, 제 몸이 맛을 온전히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다는 걸 알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큰딸은 감기 걸리면 좋아하던 간식도 재미없어진다고 말했고, 둘째아들은 그래서 아플 때는 먹는 즐거움이 줄어든다고 했습니다. 막내딸은 코가 막히면 냄새부터 이상해진다고 표현했습니다.

감기라는 흔한 몸 상태 하나만으로도 우리가 느끼는 일상이 이렇게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이 새삼 흥미롭게 느껴집니다. 여러분도 감기에 걸렸을 때 평소 좋아하던 음식이 유난히 밍밍하게 느껴진 적 있으신가요. 그때 코 상태를 한 번 떠올려 보시면, 이유가 조금 더 분명하게 다가올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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