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온계가 귀와 이마에서 다르게 나오는 이유 부위마다 다른 온도의 비밀

체온계가 귀와 이마에서 다르게 나오는 이유 부위마다 다른 온도의 비밀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아이 셋과 함께 지내다 보니 체온계는 어느새 집 안에서 가장 자주 손에 쥐게 되는 물건이 되었습니다.
조금만 기침을 해도, 얼굴이 평소보다 붉어 보여도 자연스럽게 서랍을 열게 됩니다.
어느 겨울 저녁, 큰딸은 몸이 으슬으슬하다며 소파에 웅크려 있었고, 둘째아들은 괜찮다고 말하면서도 어딘가 축 늘어진 모습이었습니다.
아내와 저는 말없이 체온계를 꺼내 귀에 한 번, 이마에 한 번 대봤는데 숫자가 미묘하게 달라 그 자리에서 잠시 멈췄던 기억이 있습니다.

같은 아이, 같은 시간인데도 왜 이렇게 다를까 하는 생각이 머릿속을 맴돌았습니다.
막내딸은 숫자에는 관심도 없고 체온계를 귀에 대는 순간이 싫은지 고개를 흔들며 도망쳤고, 그 모습에 잠깐 웃음이 나왔지만 마음 한켠에는 설명되지 않는 찜찜함이 남았습니다.
그 이후로도 체온을 잴 때마다 이 차이는 반복됐고, 그냥 넘기기에는 자꾸 마음에 걸렸습니다.

궁금증

귀로 재면 분명히 높은데, 이마로 재면 상대적으로 낮게 나오는 상황은 생각보다 자주 마주하게 됩니다.
큰딸은 왜 귀로 재면 더 아픈 사람처럼 보이냐고 묻고, 둘째아들은 체온계가 이상한 것 아니냐며 웃어넘겼습니다.
저 역시 숫자 하나 차이인데도 왜 이렇게 신경이 쓰이는지 스스로에게 질문하게 됐습니다.
체온이라는 건 하나일 텐데, 재는 위치에 따라 달라진다는 사실이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아내도 비슷한 경험을 여러 번 했다고 했습니다.
특히 밤에 아이 상태가 애매할 때는 어떤 수치를 기준으로 봐야 할지 잠시 망설이게 된다고 말했습니다.
그 이야기를 듣고 나니 이 고민이 우리 집만의 문제는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고, 막연한 불안보다는 제대로 이해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더 커졌습니다.

실험

그래서 하루는 가족 모두의 체온을 같은 시간대에 귀와 이마로 각각 재봤습니다.
큰딸은 귀 체온이 조금 더 높게 나왔고, 둘째아들은 두 부위가 거의 비슷했으며, 막내딸은 이마 체온이 유독 낮게 표시됐습니다.
같은 집, 같은 시간, 같은 체온계였지만 결과는 조금씩 달랐고, 그 차이가 우연처럼 느껴지지는 않았습니다.

체온을 재기 직전의 상황도 하나씩 떠올려봤습니다.
방금 뛰어다녔는지, 잠에서 막 깼는지, 땀이 있었는지 같은 작은 조건들이 모두 달랐습니다.
특히 막내딸은 활동량이 많을수록 이마 체온이 낮게 나오고, 잠시 안고 있다 귀로 재면 수치가 올라가는 경우가 잦았습니다.
이 과정을 반복하다 보니 체온이라는 숫자가 생각보다 많은 조건 위에서 만들어진다는 사실이 조금씩 체감됐습니다.

원리

체온계가 귀와 이마에서 다르게 나오는 가장 큰 이유는 측정 위치가 몸의 중심 온도와 얼마나 가까운지에 있습니다.
귀 체온은 고막 근처의 온도를 감지하는 방식인데, 이 부위는 뇌와 주요 혈관과 가까워 몸속 온도를 비교적 잘 반영합니다.
반면 이마 체온은 피부 표면의 열을 측정하기 때문에 주변 공기, 땀, 혈류 변화 같은 외부 조건의 영향을 더 많이 받습니다.
그래서 같은 사람이라도 귀와 이마에서 서로 다른 수치가 나타날 수 있습니다.

질병관리청에서 안내하는 체온 측정 자료에서도 귀 체온은 중심 체온에 가깝고, 이마 체온은 환경적 요소에 따라 변동 폭이 클 수 있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세계보건기구의 체온 측정 가이드 역시 측정부위에 따라 기준과 해석이 달라질 수 있음을 분명히 밝히고 있습니다.
이런 내용을 차분히 읽어보니 숫자 차이는 오류라기보다 측정 방식의 특성이라는 점이 자연스럽게 이해됐습니다.

귀 체온은 항상 정확하고 이마 체온은 믿을 수 없다는 이야기가 인터넷에 종종 보이지만, 이는 사실과 거리가 있습니다.
각 방식은 서로 다른 정보를 보여줄 뿐이고, 상황에 따라서는 이마 체온이 변화를 더 빠르게 드러내기도 합니다.
이런 오해가 풀리자 체온계 숫자에 괜히 예민해졌던 지난 경험들이 조금은 정리되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이해

이제는 체온을 잴 때 숫자 하나에 바로 마음이 흔들리지는 않습니다.
귀와 이마에서 값이 다를 수 있다는 걸 이해하니 아이의 표정이나 컨디션을 함께 바라보는 여유가 생겼습니다.
큰딸은 이제 왜 숫자가 다른지 스스로 설명하려 들고, 둘째아들은 실험처럼 체온 재는 과정을 은근히 재미있어합니다.
막내딸은 여전히 체온계를 보면 피하지만, 그 모습마저도 우리 집의 익숙한 풍경이 되었습니다.

아내와 저는 체온이라는 숫자가 단순한 수치가 아니라 몸과 환경이 함께 만들어내는 신호라는 이야기를 자주 나누게 됐습니다.
이해가 쌓이니 불안은 줄고, 상황을 바라보는 시선은 한결 차분해졌습니다.
같은 체온계라도 어디에 대느냐에 따라 다른 이야기를 들려준다는 사실이 오히려 흥미롭게 느껴집니다.

여러분은 체온을 잴 때 귀와 이마 중 어디를 더 먼저 떠올리시나요.
혹시 숫자가 달라서 잠시 고민했던 경험이 있다면, 그때의 마음도 함께 떠올려보셔도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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