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에 정전기가 잘 생기는 이유 궁금증, 실험, 원리, 이해 건조함이 만든 전기의 반짝임에 대해서 공유합니다.
겨울이 깊어질수록 집 안 공기가 서서히 말라갑니다. 난방이 오래 켜져 있는 날이면 손끝이 유난히 마르고, 옷자락이 스칠 때 작은 소리가 날 것 같은 기운이 감돕니다. 그러다 어느 순간 가족과 스쳐 지나기만 했는데도 짧은 불꽃처럼 전기가 튀면 모두가 동시에 몸을 움찔하게 됩니다.
얼마 전에도 큰딸과 손을 맞잡으려다 딱 하는 순간적인 충격이 느껴져 서로 놀란 표정으로 마주 본 뒤 한참을 웃었습니다. 익숙한 사건이었지만, 그날은 큰딸이 왜 이런 일이 겨울에만 자주 생기는지 물으면서 상황이 조금 달라졌습니다. 아내도 궁금했다며 고개를 끄덕였고, 옆에서 듣던 둘째아들은 일부러 양말을 끌며 바닥을 걷기 시작했습니다. 막내딸은 그런 모습을 따라하며 자신의 손끝에도 작은 반응이 생기길 기대하는 얼굴이었습니다.
궁금증
정전기는 누구나 겪지만 설명하려 하면 막상 단어가 잘 떠오르지 않는 현상입니다. 큰딸은 손끝에서 느껴지는 따끔한 감각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알고 싶다며 여러 생각을 꺼내놓았습니다. 둘째아들은 정전기가 튀며 나는 짧은 소리가 재미있다며 한참을 따라 해보았고, 막내딸은 놀라는 것보다 신기하다는 마음이 더 컸는지 손을 들고 다가오며 다시 느껴보고 싶다는 표정이었습니다.
저 역시 겨울에 건조해서 정전기가 잘 생긴다는 정도로만 알고 있었지, 정확한 과정이나 원리를 설명해달라는 질문 앞에서는 조금 막막했습니다. 아이들이 이렇게 관심을 보이는 기회도 드물어, 이번만큼은 같이 확인해보기로 했습니다.
실험
그날 저녁, 특별한 준비 없이 실험을 시작했습니다. 양말을 신고 거실 바닥을 빠르게 걸어보거나 손바닥을 맞대보고, 건조한 수건을 옷 위에 비벼보는 단순한 과정이었지만 상황마다 정전기 느낌이 다르게 나타나는 것을 금방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큰딸은 스스로 여러 시도를 하며 어떤 조건에서 전기가 더 잘 생기는지 관찰했습니다. 아내는 평소 세탁물을 개다가 정전기가 자주 발생한다고 말하며, 옷감과 타월 사이에서의 변화를 유심히 보았습니다. 둘째아들은 여전히 순간적으로 나는 소리가 가장 흥미로운지 귀를 가까이 대다시피 했고, 막내딸은 손을 내밀고 따라 하며 작은 스파크가 생기는 순간을 기다렸습니다.
복잡한 장비도 필요 없이, 이렇게 직접 경험해보니 정전기가 언제 어떻게 생기는지 머릿속에서 흐릿했던 정보들이 생생한 체감으로 바뀌었습니다.
원리
정전기는 물체가 서로 마찰하며 전하가 이동해 균형이 깨질 때 나타납니다. 평소에는 전기가 천천히 흩어지지만, 겨울처럼 공기가 건조해지면 피부나 옷감의 수분막이 거의 사라집니다. 이 얇은 수분막은 전기를 부드럽게 퍼뜨리는 역할을 하는데, 건조한 환경에서는 그 길이 좁아지면서 한 번에 방출되는 순간이 생깁니다. 우리가 느끼는 짧은 스파크는 그 순간의 전기 이동입니다.
한국기상청이 2021년에 발표한 실내 습도 자료에서도 겨울철 평균 습도가 다른 계절보다 크게 낮다는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또 국립전파연구원에서 2019년에 정리한 전기 현상 자료에 따르면 습도가 낮은 환경일수록 마찰전기가 더 쉽게 쌓이고 빠른 속도로 방출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가족과 함께한 작은 실험에서도 이 설명이 자연스럽게 연결되었습니다.
인터넷에서는 특정 옷감 때문에만 전기가 생긴다는 말이 있지만 실제로는 그 이유가 전부가 아닙니다. 옷감이 영향을 주는 경우도 있지만 건조함과 마찰의 강도, 피부 상태 같은 환경적 조건이 먼저 만들어져야 정전기가 더 쉽게 발생합니다. 단순히 옷감 때문이라는 정보는 전체 과정 중 일부만 설명한 셈입니다.
이해
실험을 마치고 나니 아이들은 각자 느낀 점을 신나게 말했습니다. 큰딸은 원리를 알고 나니 손끝에서 느껴지는 감각이 더 이상 무섭지 않고 오히려 재미있게 느껴진다고 했습니다. 둘째아들은 소리가 가장 흥미롭다며 다음엔 더 큰 정전기를 만들어보자고 엉뚱한 상상을 펼쳤고, 막내딸은 제가 손을 내밀자 조심스럽게 맞잡으며 다시 한 번 작은 반짝임을 기다렸습니다.
아내는 정전기를 예전엔 불편하다고만 생각했는데, 이렇게 과정을 알고 나니 일상의 작은 신호처럼 느껴진다고 말했습니다. 저 또한 그 말에 고개가 자연스럽게 끄덕여졌습니다. 늘 귀찮게만 느껴지던 현상이 이해되는 순간, 그 안에 담긴 자연의 움직임이 조금은 친근하게 다가왔습니다.
여러분은 언제 정전기를 가장 자주 느끼시나요? 그때 어떤 기분이 드셨는지 궁금합니다.